책과 아이의 미래
서울도서관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 시민들. 한겨레 자료사진
간혹 ‘책이라는 것은 나에게 허영의 대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몇 권 사서 집에 들어갔는데, 책상 위에, 소파 옆에, 심지어 화장실까지 얼마 전에 샀으나 아직 들춰보지도 못한 책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부끄러움입니다.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그런 것인지, 저만 그런 것은 아니더군요.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글을 통해, 쌓여가는 책에 대해 주체를 못하고 배우자에게 타박을 듣는 사연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만의 현상도 아닌 모양입니다. 최근 국제적으로 ‘츤도쿠’라는 단어가 화제가 되었는데요, 스시나 사무라이처럼 일본어에서 기원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단어가 된 것입니다. 한자로 표기하면 ‘積ん読’이고 ‘책을 쌓아두기만 하고 읽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우리말의 ‘장서가’ 또는 영어의 ‘비블리오마니아’와 같이 책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있지만, 노골적으로 ‘읽지 않는’의 의미까지 부여한 단어는 이것이 유일해서 세계적으로 퍼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책 집착은 허영심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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